2025. 10. 26. 17:05ㆍ기록일지
"누추한 곳에 귀한 분이 오다"
시골에 귀한 손님이 오셨다. 사촌 형의 예비 형수님이었다.
나는 이 소식을 시골 출발 이틀 전에 알았다. 비상이었다. '누추한 곳에 귀한 분이 온다'는 소식에 청소가 시급했다. 시골에 도착하자마자 충격을 받았다. 집이 너무나도 '자연 상태'였다. 평소라면 보이지 않았을 텐데, 청소할 곳들이 눈에 띄었다. 구석에 쳐진 거미줄, 물건 위에 쌓인 먼지. 청소해야 할 대상들의 종합 세트였다.
도착하자마자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빠를 설득해 시내로 나갔다. 설득 과정에서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결국 장 보러 가자는 핑계로 시내에 나설 수 있었다. 농협은 청소도구가 왜 이리 비싼지, 자취할 때는 주변에 다이소가 있어야겠다. 뿌리는 락스가 7천 원이었다. 다이소면 2천 원이면 살 텐데, 이래서 경쟁사가 있어야 한다. 너무 비쌌다. 다음에는 미리 구매해서 가야겠다.
아빠가 사준 아이스크림을 먹고 돌아왔다. 문제는 사촌 형들이 집 코앞까지 와있다는 것이었다. 큰일이었다. 아직 청소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일단 눈에 보이는 곳부터 처리했다. 거미줄과 먼지를 없애고 바닥을 닦았다. 물걸레 장대를 샀어야 했는데 농협에서는 너무 비쌌다. 저렴한 청년의 팔다리를 썼다. 바닥은 눈으로 보는 것과 달리 왜 이리 검은지, 닦을수록 먼지가 가득했다. 신기하게도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 끝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서 그랬나 보다.
포비(시골집 개)가 짖기 시작했다. 올 것이 왔구나. 아직 청소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벌써 '검열단'이 도착했다. 그래도 바닥은 전부 닦은 상태였다. 콘센트, 선풍기는 청소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사촌 형수님이 예민한 편은 아니어서 다행인 것 같다. 하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느꼈을지는 모르겠다.
이번 추석 때 느꼈다. 이제 다들 장가갈 나이인데, 여자친구를 데려오기에 집이 많이 창피했다. 벌써 이런 시기가 오다니. 나도 미래에 여자친구를 시골집으로 데려올 텐데, 그전에 미리 청소해 놔야겠다. 김장하기 전날에 가서 조금씩 치워야지. 치울 게 많다.
"부스트캠프 첫 시도"
우아한 테크 코스를 시작한 지 1주가 되어간다. 처음에 어떤 과제를 받을지 긴장했지만, 의외로 할 만한 난이도여서 다행이었다. 우려되는 건, 이게 제일 쉬운 난이도라는 점이다. 주차가 넘어갈수록 난이도는 올라간다는데, 솔직히 자신은 없다. 문제는 그때 가서 생각해야지, 그전에 굳이 상상 속의 문제와 싸우고 싶지는 않다.
이번 1주차 과제는 수월하게 구현했다. 아직 정식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 일요일부터 테스트가 가능해서, 구현을 다 마친 나는 편하게 기다리면 됐다. 과제를 할 때 스스로 제약사항을 두어 진행했다. 분명 실력이 늘긴 할 것이다. 하지만 내 능력을 활용하는 선에서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어도 그 이상으로 올라가기는 어렵다. 한계가 느껴진달까. 외부에서 지식을 들여와야 한계를 넘을 수 있을 것 같다. 모임, 강의, 도서 같은 매체를 이용하면 되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 학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ChatGPT를 사용하면 되지만, 아직 제출 날이 되지 않았다. ChatGPT로 과제를 해결하고 싶지는 않다.
2주 차까지 제출했다. 지금까지 수월하다. 받은 과제들은 처음에만 혼란스럽지 정리해 보면 해결할 만한 문제들이다. 주 차가 오를수록 과연 내 지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기다림과 다가섬 사이의 고민"
누구나 밖에 나설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한다. 그게 주말이라면 더더욱 기대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말을 걸어주길 바란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상대도 그렇다. 인생의 주인공은 본인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누군가에 의해 상황에 처하지, 일부러 상황을 자처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보면 상황을 기다리는 것보다 상황을 만드는 편이 낫겠다. 상황을 기다리는 건 욕심이지. 그런데 다가갈 때도 가벼운 마음으로 가야 자연스러운데, 지금의 내 기준으로는 가벼운 시도는 하지 않으려 한다. 친구와 둘이 있는 상태에서 다가가는 건 몰라도, 혼자서 다가가는 건 오해를 만들기 쉽다. 상대는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특히 유흥 거리가 아닌 곳에서는 더더욱. 생각이 너무 과한가? 어려운 고민이다.

'기록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2월, 처음으로 밖에서 보낸 크리스마스와 사주 (0) | 2025.12.28 |
|---|---|
| 11월, 예상치 못한 서류 합격과 3일 김장기 (1) | 2025.11.30 |
| 9월, 설레는 메일창 열기 (1) | 2025.09.28 |
| 8월, 성심당은 튀소보다 부띠끄 아니 그냥 다 (2) | 2025.08.30 |
| 7월, 취업 준비 기간은 될 때까지 (5) | 2025.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