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24. 14:40ㆍ기록일지
'우아한테크코스 최종 테스트 당일'
최종 테스트가 끝났다. 지금은 스터디 카페 기간권이 끝나는 마지막 날로 1월 1~2주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12월에 최종 테스트 대상자로 선별되고 2주 동안 매일 미션을 반복 구현했다. 미션 구현 2바퀴를 돌 때는 1월 첫째 주였다. 처음 할 때는 시간이 금방 흘렀지만 두 바퀴 때는 시간이 남고 지루했다. 언제 끝나나 하루를 보내다 테스트 전 날이 됐다. 뭐 이리 긴장되는 건지. 놀란 심장을 헬스로 진정시켰다.
시험 당일 날, 폭설이 내린다 했지만 블러핑이었다. 평소대로 전철을 타고 잠실에 도착했다. 롯데타워가 건너 편에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오랜만이었다. 시험 건물로 들어갔는데 다른 사람들도 보였다. 옹기종기 모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14층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유튜브에서 보던 장소를 직접 보는 데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신분증 검사를 마치고 시험장(강의실)으로 들어갔다. 탁자에 물병과 과자가 있었는데 과자는 씹는 소리가 날 거 같아서 물만 챙겼다. 이날 물만 3병을 마셨다.
자리는 지정석이었다. 자리 배치는 한글 순이었다. 하필 두 번째 강의실이 유 씨부터 시작돼서 맨 앞, 좌측 자리에 앉게 됐다. 통로 쪽에 앉고 싶었는데 벽 쪽이라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려웠다. 다행히 내 옆자리 한 사람이 결시해서 움직이는 데 제약이 조금 줄었다. 등받이는 왜 이리 자유로운지 기대면 고정되지 않았다. 이거 때문에 허리를 폈다 접었다 자세를 계속 고쳤다.
시험은 평이했다. 놓친 부분이 있어서 아쉽지만 최선이었다. 되돌아 간다면 과도한 추상화가 아닌 직접 재입력 로직을 작성하고 왜 이러한 설계를 했는지, Validator를 생략한 이유와 적용한 이유를 소감문에 작성하고 싶다. 시간 압박으로 떠올리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다.
시험이 끝나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빠질 때까지 소파에 앉아서 머리를 식혔다. 얼마나 지났는지 잘 기억 안 나지만 복도에 아무도 없었다. 목도리를 매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1층 로비로 나오는데 응시자들끼리 인증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같이 찍을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부러운 마음을 남기고 지하철로 향했다. 오전에 내리지 않던 눈이 밤이 되니 조금씩 내렸다. "어, 눈 온다, 눈이 떨어지네, 나 떨어지나" 별 잡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지하철에서 멍 때리고 도착했더니 집이었다. 2주 동안 지켜온 패턴들이 한 번에 사라졌다. 몸은 편해져도 마음은 합격자 발표로 여전히 불안했다.
"우아한테크코스 최종 테스트 결과"
올 한 해 시작이 순탄하지 않다. 갑작스러운 시도와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마음이 아프다. 이걸 액땜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가벼운 고난을 미리 겪어 큰 불행을 무사히 넘긴다고 하는 데 나한테는 다 가볍게 여긴 일들이 아니었다. 모든 일들은 나로부터 시작했고 내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돌려받았다. 과연 이걸 고난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지 않을까.
PC방에서 우테코 결과 메일을 보고 많이 울었다. PC방에서 다들 웃고 있는데 나만 울고 있어서 처량했다. 스무살 이후로 이렇게 많이 자책하고 운 적은 처음이었다. 이럴 까봐 기대감을 낮추는 편인데 마지막 취업 희망이라 여겨서 그런지, 아님 부정이 쌓여 북받친 감정이 터진 상태였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계속 울음이 터졌다. 결과 발표(23일) 하루가 지난 지금도 어제를 생각하면 감정이 올라온다.
웬만한 감정은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샤워할 때 다 해소되지만 이번은 그러지 않았다. 머릿속 신경을 육체적 힘듦으로 돌려도 다시 되돌아온다. 왜 살고 있지, 왜 그랬지, 뭐가 문제지 의문을 던지면서 계속 자책했다. 스스로가 밉기보다 싫었다. 훔플러스에서 산 양념 삼겹살로 맛있게 배를 채우고 침대에 누워도 감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계속 울어서 인지, 운동 때문인 건지 지쳐서 잠들었다.
그러곤 새벽 4시(24일)에 눈이 떠졌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아서 기분이 좋았지만 다시 잠들라 할 때 탈락한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이것 때문에 잠을 다시 못 잤다. 신경을 돌리려 폰을 보고 볼 게 없어서 다시 잠들라 해도 또다시 기억이 떠오르고 그래서 다시 폰을 보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저 그런 상태에서 해가 떴다.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기분이 달랐다. 누워 있을 때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는데 일어났을 때는 부정적인 생각의 양이 줄어들었다. 뭔가 기분이 좋아졌다. 바삭한 콘프레이크 2그릇을 먹고 도서관으로 왔다. 어제보다 훨나은 기분이었다.
확실히 우울할 땐 막 울고 슬픈 음악은 되도록 듣지 않는 게 나았다. 문제가 있었으면 그 문제를 다시 볼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게 중요했다. 감정 해소는 문제를 직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다들 쇼츠가 나쁜 거라 말하지만 신경을 돌리는 목적으로 보는 건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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