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제는 익숙해질 때가 됐다

2024. 6. 28. 22:10[삶] 기록일지/2024

"집에서 코딩하지 않는 이유"

    코딩은 되도록 스터디카페에서만 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만 해야 효율도 좋고 나만의 규칙을 만들 수 있다. 규칙을 어기는 순간, 삶의 패턴은 조금씩 어긋난다. 조그마한 흠이 질서에 균열을 만든다. 그래서 집에서는 최대한 휴식만 취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끝을 봐야 한다. 쉴 시간에 쉬지 못하고 잘 시간에 자지도 못한다. 일정이 하나씩 밀린다. 휴식, 잠 패턴에서 휴식 대신 코딩, 잠으로 바꾸면 실력은 금방 늘겠지만 이런 일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코딩, 휴식, 잠이 가장 이상적이다. 질서에 작은 혼돈이 생기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질서는 무너진다. 변화는 혼돈으로 시작되지만 지금은 정립한 질서를 유지할 시기다.
   최근에 집에서 코딩을 해봤는데.. 퇴근 없는 회사랄까. 할 일을 끝내기 전까지는 그만두지 못한다. 그러다 밤 늦게 자게 된다. 여기서 깨달은 점은 만약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강제로 휴식을 가져야 한다는 거다. 오히려 문제와 멀어지는 게 해결 방법이다. 생각이 정리되는 기분이다. 다시 마음도 평온해진다.
 

"설계의 헛점"

    코딩을 하기 전에 계획을 세운다.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논리가 떠오르면 검증해 본다. 구현 가능한가, 신박한가, 더 나은 접근 방법은 없나. 검증이 끝나면 작성한다. 이제 코드를 실행시켜 본다. 내가 천재로 증명되는 시간이다. 긴장된다. 아.. 다 통과하는 줄 알았는데 실패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다시 확인해본다. 어딜 봐도 잘못 된 건지 모르겠다. 문제가 안 보인다. 내가 어리석어지는 순간이다. 왜 그렇게 설계했을까.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시간만 버렸다. 내 자신에 대한 자괴감만 커진다.
    다행히도 인터넷의 도움으로 허점을 찾았다. 예외를 적용하니 성공이다. 진짜 다행이다. 나를 믿었는데 그 믿음을 저버렸을 때,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이 다 부정되는 기분이다. 그래도 방법은 있었다. 아무리 방법이 복잡할지라도 자신을 받아들이면 해결할 수 있다. 부정을 받아들이는 게 힘들 뿐이다. 자신이 부정되는 것만큼 괴로운 게 있을지 궁금하다.
 

"선택의 의심"

    대학교 졸업 이후로 처음으로 대학교 동기들을 만났다. 반가웠다. 다들 직업을 갖고 잘 살고 있었다. 부러웠지만 하는 업무를 듣고 생각을 바로 잡았다. 어떻게 업무가 전에 했던 조별과제와 비슷한지.. 아주 질색이다. 다시 조별과제를 하게 된다면 거절이다. 너무 많은 걸 신경 썼다. 이제는 협업을 하고 싶다. 
    15일에 본 코딩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처음 보는 코딩 테스트였다. 프로그래밍 언어 배운 지 얼마 안 됐는데 한 문제라도 풀어서 내심 기대했다. 근데 이게 왠 걸. 떨어졌네. 이번 부스트캠프에서 베이직 코스가 새로 생겨서 그나마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네. 자소서 준비하고 포트폴리오 만들고 코딩테스트 연습하고 했는데 아쉽다. 합격 인원수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1차로 떨어진 거면 제출한 파일 중에서 무언가 대단히 미흡한 거 같다. 심란하다.
  영상으로 가면 참 쉬울 텐데. 지금하고 있는 게 맞는 길인지. 의심된다. 떨어질 때마다 계속 의심하겠지.
 

"영화가 가진 묘미"

    영상 러닝타임이 길수록 긴장도는 떨어진다고 여겼다. 그래서 영화를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과거 영화과 지망생이 이런 생각을 하다니.. 입시 때는 봐야 해서 봤지. 입시 전부터 영화를 잘 보지 않았다. 영상 제작 분야 중에서 그나마 내 적성하고 맞은 곳이 영화과여서 지망한 거지. 원래 영화에 열광하지 않았다. 그러다 입시 중에 재미 붙어서 감독 작품 찾아 본거지. 입시가  이후로 눈길도 안 갔다. (떨어져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매달 나가는 구독료가 아까워서 한번 영화를 찾아봤다. 근데 왜 이리 재밌는지. 감히 영상 매체가 내 심금을 울리다니.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나이가 들면 감정적이게 된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 거 같다. 어디선가 느껴본 감정이 인물에게 대입된다고 해야 하나. 인물의 감정에 공감된다. 공감 능력이 늘어난 건지. 마음이 여려지는 느낌이다. 이제 영화를 볼 이유가 생겼다. 심심한 삶에 또 하나의 도파민을 찾았다.
 

네이버 부스트캠프, 첫 코딩테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