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7. 20:30ㆍ기록일지/2025
"주말이 더 이상 기대되지 않는다."
평일을 보낼 때가 마음이 더 편하다. 이력서를 수정하고 지원 공고를 찾아볼 때마다 마음이 가볍지 않다. 마감일순, 최신순으로 찾아봐도 대부분 봤던 공고들이다. 지원할 기업은 많지 않고 지원자들은 많다. 이럴 때마다 '이번에는 될 거 같아'라는 열정이 사그라든다. 취업 준비 기간이 평균 6개월이 넘어간다는데 이 기간을 어떻게 버티는 건지. 취업자들은 대단하다.
월요일이 되면 새로운 성과을 낼 열정으로 시작하지만, 주말이 되면 다시 사그라든다. 가끔 채용 공고를 보면 '이 기업은 나하고 딱 맞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운명이라고 느껴진달까. 한눈에 반한 느낌이다. 그만큼 이 공고를 본 건 우연이 아니라는 거지. 그렇게 열심히 입사동기를 작성하고 또다시 서류 지원을 해본다.
이번 지원 결과는 모르지만 이전 결과는 항상 같았다.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 실패한 거겠지. 다행인 건 마음의 상처가 그렇게 크지 않다. 인간관계에서 얻은 내성 덕분인가. 자잘한 상처는 아프지 않다. 만약 시간이 지나 상처가 아물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아플 것 같다. 그전에 취업하면 좋겠다.
"몇 달 만에 서울로 마실을 나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서울 지하철에는 사람이 아주 많다. 다들 어딜 가는 건지. 목적지가 있는 게 부러웠다. 밖으로 나오면 확실히 기분전환이 된다. 잊혀진 감정이 다시 느껴진다. 사람은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폐인이 된다. 4월에 벚꽃이라니, 개화 일정은 몰랐는데 스터디 카페를 갈 때마다 꽃을 보는데 매번 새롭다. 어릴 때는 사계절 변화를 잘 못 느꼈는데 언제부터인지 변화가 느껴진다. 지금은 긴 팔을 입고 있는데 반팔을 입을 때까지 지금과 같은 무직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든다. 퇴실할 때 줄어드는 사용권 일 수는 내 마음을 철렁이게 만든다. 지금은 3자리인데 2자리가 되면 압박이 느껴지려나. 수능 날짜를 세는 기분이다. 알고 싶지 않은데 알아야 하는 현실 같다.
"초심자의 버프였던 건가."
서류 합격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다만, 이전하고 다른 점은 종종 불합격 메시지가 온다. 전에는 이력서 열람 알림만 있었다. 추측이지만 인사처 통과까지는 가능한 거 같다. 다만 실무진 쪽에서 반려되는 느낌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많은 지원자들이 있을 텐데 특정 지원자만 불합격 처리를 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아님 일괄처린가? 추측이긴 하다. 추측이어도 이렇게라도 좋게 생각하려 한다. 결과는 바꾸기 어려워도 내 생각을 바꾸기는 쉽다.
"나이가 들수록 뭐든 주체하기 어려워진다."
학생에서 성인으로 되었을 때하고 다른 느낌이다. 억제기가 없어서 그런 가. 내 생각이 옳고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우월의식인 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온라인이 더더욱 가중시킨다. 사회에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그 상황에 대한 내 의견을 올리고 싶지만 참는다. 난 어른이니까. 생각해 보면 왜 꼰대라는 단어가 생겼는지 이해된다.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원래는 조언 목적으로 말했겠지만 상대한테는 잔소리일 뿐이다. 그리고 상대는 그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냥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이러한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 온라인이 등장하기 전까는 의견 표출이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반강제적으로 표현을 자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에 내 생각을 쉽게 표출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공감을, 아님 불편을 전할 수 있다. 그래서 내 생각이 반영된 내용은 전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꽤나 힘든 일이다. 억제기가 없는 상황에서 나를 제어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나마 글로 표현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보고 싶은 사람은 보고 안 볼 사람은 안 보고 선택이니까. 그래서 블로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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