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덥다가 시원해진 날

2023. 10. 1. 13:00[삶] 기록일지/2023

"마지막 학기"

 졸업 학기라 여유롭다. 지금 느끼는 점은 어떻게 20학점씩 들었던 건지 내 자신이 대단하다. 시간은 여유롭지만 뭔가 부족하다. 뭘 계속해서 그런 가. 뭔가 빼먹은 느낌이 든다. 뭐 그거도 남는 시간에 하면 되지.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축제"

 공강 날 마침 홍익대학교에서 축제를 하길래 한번 가봤다.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걸 선호하지 않는데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정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거리에 젊은이들이 많았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우리 학교하고 비슷한 점을 느꼈다. 어디든 시설 유지보수를 잘 안 한다. 다만 우리 학교는 티가 너무 잘 난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홍대는 봐줄만하다. 새로운 건물들이 거미줄처럼 섞여있다. 걸어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풍경은 재미없었다. 부러운 점이 있었는데 강의실이 진짜 대학교 강의실이었다. 계단식 배열로 시선이 중앙으로 몰린 강의실. 부러웠다. 우린 그냥 고등학교인데. 평평한 바닥에 책상과 의자 그리고 칠판.
 어딜 가나 축제는 비싸다. 포토부스는 왜이리 비싼 지 인생네컷 수준이었다. 물론 업체에서 들어온 거라 어쩔 수 없다 해도 학생들이 직장인도 아니고... 주점도 그렇다. 안주 금액도 친절하지 않았다. 1만 원 근삿값이었다. 4년 만의 축제라 그런 지 주점 자리는 꽉 차 있었다. 그 많은 비가 내리는 데도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주점 설계는 건축학과가 원탑이었다. 좌식으로 바닥부터 천장까지 목재로 만든 거 같았다.
 그리고 공연에서 항상 느끼는 건데 공연위탁업체는 일 좀 제대로 해라. 음향, 영상, 연출 하나 같이 수준 미달이다. 처음에 장기자랑 보는 데 소리가 잘 안 들려서 일반인이라 발음이 안 좋다고 생각했다. 근데 가수가 나와도 안 들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외부소음 때문에 음량 제한 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상 송출 딜레이, 카메라 연출은 선 넘었어. 먼 거리도 아닌데 왜 송출 딜레이가 생기는 거냐. 이건 비 내려서 봐준다. 카메라, 지미집 담당 누구냐. 신입이냐. 이상한 무빙으로 몰입을 방해한다. 카메라 배치는 또 뭣 같이 해서 공연자가 보이질 않았다. 진짜 어떤 축제든 위탁업체의 영향이 너무 크다. 돈 받고 하는 거면 제발 최소한의 수준은 지켜줬으면 한다.

 

"처음 가본 노들섬"

 서울은 땅도 작은데 갈 곳은 왜 이리 많은 지 신기하다. 최근 노들섬 건축 공모로 잠깐 화제였다. 그곳을 직접 가보다니 놀라웠다. 도시는 사방이 도로로 막혀 있다면 노들섬은 앞뒤좌우로 뻥 뚫려 있어서 현실에서 해방된 느낌이었다. 모두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얘기하거나, 누워있거나, 멍 때리고 있었다.  저 시간에 뭐라도 해야 되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다. 노들섬에 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직접 느끼지 않고서는 알 수 없듯이 알고 보면 노들섬은 잠시라도 일상을 놓을 수 있는 안식처였던 것이다. 사람이 몰리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노들섬처럼 여유를 보낼 수 있는 공원이 도심 주변에 생겼으면 좋겠다.

 

시골 진돗개 호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