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9. 19:50ㆍ[삶] 기록일지/2024
"상대방에 관한 흥미가 줄어들었다."
마음의 여유가 줄어서 그런 가. 하지만 그러기에 시간이 남아돈다. 취업걱정 때문인 가. 압박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그보다는 가치관이 다시 정립돼서 그런 것 같다. 참석하기 꺼려지거나 목적이 불분명한 자리에 내 온전한 시간을 할당하고 싶지 않아졌다. 내가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에 의하면 가지 말라고 머리에서 신호를 보낸다. 작년에는 마지막 대학생활을 명분으로 모든 자리에 참석했다. 이제는 취업준비다. 슬슬 관계도 정리되겠지. 안 봐도 되거나 보게 되는 관계,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도쿄 여행기"
사람 많은 서울 같았다. 왜 이리 사람이 많은 지, 사람이 볼 것이었다. 의외로 유명 관광지에 도쿄 현지인들이 많았다. 다행히 도쿄시는 아니었다. 가끔씩 길을 걷다 보면 행인의 얼굴이 친숙했다. 지나가는 말소리를 들어보면 다 한국인이었다. 다들 도쿄로 여행을 많이 오나 보다. 다음에는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 교복 입은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부러웠다. 대부분 중학생처럼 보였는데 남녀 서로 있는 거 보니 좋을 때였다. 다들 청량했다.
날씨는 청량하지 않았다. 뭔 바람이 그리 부는 지, 강풍이었다. 또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비는 태풍이 온 것처럼 내렸다. 온도는 10도 정도였다. 햇빛은 따뜻하면서도 세다. 가시광선이 나를 감싸 안았다. 선크림 안 바른 부분만 벌게졌다.
생맥주가 식당에서 150엔, 이세카이였다. 맥주는 삿포로가 진리다. 차갑고 부드러운 거품이 일품이다. 할맥? 얼은 맥주는 필요 없다. 그건 시간이 지날수록 눅눅해 지는, 맛없는 물이다. 그냥 유리잔에 차가운 삿포로 맥주가 제일이다. 새로운 미각에 눈을 떴다. 이게 진짜 맥주지. 이전까지 마신 건 맥주의 탈을 쓴 물이었다. 그래서 집으로 호로요이 피치맛 4캔을 사왔다.
"아바타2 이후로 안 가본 영화관"
서울의 봄을 봤는데 잘 만들었다. 각색을 했더라도 실화를 기반을 한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명예롭게 싸워서 후세에 이름을 남길까, 그만두고 현실을 받아드릴까? 책임질 부하까지 있다면 선택하기 어려워진다.
항상 악은 강하고 먼저 자만하는 자는 방심한다. 흔한 영화 클리세다. 이런 클리세는 영화를 쫄깃하게 만드는 조미료다. 선한 쪽에서 적용되니 악이 승리하게 되고 마음이 불편해 진다. 어쩔 수 없다. 이미 기록된 역사다. 바꿀 수 있는 건 현재와 미래 뿐이다. 이 사건이 부모님 세대에 일어난 일이란 게 충격적이다. 주적을 앞에 두고 국가 전복을 시도하는 건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람은 본인이 해결할 수 있다고 자각한다. 조언을 듣지 않고 본인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어리석다. 매몰비용을 판단할 수 있었다면 과거는 바뀌었을까? 상관들이 복무신조를 지켰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환경이 주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수족냉증이 있어서 침대 밖을 나가기 꺼렸다. 기다란 몸뚱이를 움직여서 카페를 가봤는데 할 일을 하기까지 준비시간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집중도 잘 된다. 아주 좋다. 다만 특정 장소에서만 집중하게 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매번 지출이 생기지만 행동의 값어치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지출대비 일 처리 효율이 아주 좋다. 한 번도 안 가본 스터디 카페는 또 어떤 환경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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