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8. 13:00ㆍ[삶] 기록일지/2022
22.04.
오랜만에 집에 왔다. 4월 총평을 써봐야지.
4월은 짧기도 했고 근무지를 바꾼 달이다. 퇴직으로 방황하다가
어떻게든 되겠지란 마인드로 이천 하이닉스로 갔다.
언제나 느끼는 건데 나는 인복이 좋은 거 같다.
건설현장 후기를 보면 대부분 부정적인 얘기뿐인데
나는 가는 곳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
지랄맞은 사람들도 없고 다들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 자식이었다.
여긴 팀 단위(약 4명)로 작업한다. 내가 소속된 팀은 다른 팀들보다 가장 젊은 팀이다. 배관사, 조공만 하면 평균 20대다.. 용접사와 화기 감시자 분들을 넣으면 평균이 오르지만 ㅎㅎ
가장 어린 팀이다. 나도 건설현장에 와서 이런 팀에 들어올 줄은 몰랐다. 만족한다.
전 직장보다 좋다. 분위기도 그렇고 출퇴근도 걸어서 간다. 괜히 통근버스 타느라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다.
몸이 아파서 이틀 쉬었는데 그때의 나는 쉰 게 아까웠다. 이틀 동안 돈을 못 버니 아쉬웠지. 근데 쉬면서 알게 된 건 건강이 우선이다. 그동안 돈을 벌겠다는 강박 때문에 건강을 간과했다. 익숙함에 속아 건강의 소중함을 몰랐다.
마지막으로 구호 외치고 회식 이야기로 마무리하려 한다.
"건강관리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짝, 짝, 짝)"
22.04.27. 수
제일 기대된 날, 장어 먹으러 가자~
정기교육이고 마침 코로나 제한도 풀린 김에 한양이엔지에 건의해서 하이큐 단체 회식을 하게 됐다. 회식하면 부정적인 모습이 생각날지라도 난 점심, 저녁이 해결될 생각에 수요일 회식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13:30 현장에서 나오고 정기교육 깔짝 받고 15시에 장어 먹으러 ㄱㄱ
그것도 버스 대절해서 교통편까지 마련.. ㅗㅜㅑ 도착해서 난 내 소속 팀원들과 같이 먹었다. 평균 연령 32, 26, 26, 22 : 이십대 ;; 제일 어린 팀이다..
슬슬 불판이 지급되고 회식자리에 빠질 수 없는 술, 반장님들이 냉장고 열어서 가져오는데 난 충격이었다. 그냥 마시고싶으면 가져오는 게.. 이게 플렉스인가 다들 눈치 안 보고 먹고 마시고 말하고 시끌벅적했다. 진짜 식당 분위기를 느끼는 게 오랜만이었다. 얼마만인지 재미있었다. 소맥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다. 장어로 배가 찼는지 맥주가 찼는지 그 속은 간과 장만 알뿐. 배불리 먹었다.
한창 장어와 겹살을 다 먹고 한텀 쉴 때쯤 높으신 분이 왔다. 난 당연히 누군지 몰랐지. 어디선가 본거 같은데 눈만 보고 어떻게 얼굴을 외우냐. 소장 오고 부장 오고.. 왜 이리 높으신 분들이 오는지.. 부담스러웠지만 생각보다 좋은 분들이었다. 마인드가 다르다. 인간적이다. 이게 반장님이 말하신 참된 소장인 건가..
"장어 더 시키려 해도 식당 재고가 없었어.. 이번거 킵하고 담에~"
사람의 첫인상은 순간이라 했는가. 바로 느꼈다. 이 분은 진짜다. 그리 말하시고 부르는 곳이 많아 다른 테이블로 가셨다. 운석이 떨어지면 그 뒤로 진동파가 따라온다 했는가.. 부장이 왔다. 난 당연히 몰랐다. 그냥 조회 때 보는 아저씨인 줄 알았지. 직책이 부장, 넘버 투라니.. 우리 팀이 젊어서 해주고 싶은 게 많은 거 같았다. 조언도 해주고 원하면 기술도 알려준다 했다. 오오… 좋은 분들을 여기서 만날 수 있다니 참 나는 인복이 좋다. 제안은 좋았지만 난 할 게 있는걸요~ 물론 이 업종 연봉만큼 올리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난 좋은 사람들을 만난 거에 만족한다. 챙겨줄 거 챙겨주는 인간적인 사람. 그만큼 기본은 해야지.
젊은 나이에 이만큼 버는 곳은 없다. 여기서 기술을 배우면 억대 연봉이겠지만 아쉽더라도 난 내 갈 길을 가야겠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 회식 자리도 좋은거 같다. 서로 풀 거 풀고 돈독해지는 자리, 처세술도 보고 배울 수 있으니 좋다.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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