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25. 22:25ㆍ[삶] 기록일지/2022
22. 06. 10. 금
6월의 시작은 빨간 날로 달달하게 반 공수 더 받았다. 투표는 이미 전 주 토요일에 하고 왔다. 사전투표소까지 20분 거리인데 걸어서 갔다 온 나도 대단하다.
달게 시작한 6월, 5월처럼 많은 공수를 채우고 싶었고 그렇게 되길 바랬다. 아니나 다를까 뭐든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오늘 금요일에 야간을 해야 2공수인데 갑자기 3정(정품, 정량, 정위치) 작업을 한다고 주간으로 진행됐다. 주간이면 1공수인데... 사라진 내 일당...
찌라시로 예정되었던 토일 근무가 휴무로 바뀐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결국 퇴근 전에 휴무로 공지됐다. 줄어든 일당으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금요일 퇴근 후에 뭐할지 생각했다. 숙소에서 빠르게 씻은 다음 고속버스 타고 집 가서 이틀 동안 달달하게 휴식타임을 가지려 했다. 그리고 오늘 월급날이라 집 가서 피자 먹고 고기 먹고 쉴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주말에 일을 한다는 거다.. 좋아해야 되지만 이미 내 손에는 버스표가 있는 걸요.. 내가 왜 이리 빨랐을까.. 천천히 막차를 타도 됐을 텐데 성급했던 걸까, 신났던 걸까... 하하.. 내 오천 원 ㅜㅜ
여기서 주말 휴무는 눈치 주지 않는다. 그러나 돈을 벌고 싶다면 가야 된다. 이미 매몰된 비용 오천 원으로 그 이상의 돈을 벌 기회를 놓치면 안 되지. 마음이 아프지만 오천 원을 포기했다. 나도 참 대단하다.
아, 환불을 하려했는데 못 하겠다. 조회해도 안 뜬다. 썅. 진짜 지갑이 아프다. 열심히 벌어서 집 가야지. 그날이 오기까지 오늘도 난 숙소에서 잠을 잔다.
ㅡ 21:41
22. 06. 19. 일
주말도 근무였지만 야간이 아니라 주간 근무다. 씻었더니 17시 반, 으으응? 잘 시간이 아니야?! 아주 양호하다. 하고 싶었던 거 하고도 시간이 남아? 이게 쉬는 거지. 지금까지 너무 달렸다. 그래 봤자 내일 또 출근이지만 주말을 휴무로 쉬는 것보단 일당 벌고 쉬는 게 낫다.
원래 한 주에 한 번쯤 쉬는 텀으로 수요일 주간 근무가 국룰인데 이 요망한 것들이 나보고 돈 더 벌라고 야간을 때려버렸다. 아오. 그 덕에 돈은 더 벌었지만 난 생사를 오갔다.
요즘 점심을 먹고 엎드려 자고 일어나면
"어! 여긴 어디야, 언제 잠들었지, 몇 시지?"
아무런 기억이 안 난다. 골로 간다는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살아있다.
ㅡ 20:10
22. 06. 25. 토
주말근무로 계속 달리다가 드디어 오늘 휴무다. 토, 일 근무지만 포기했다. 안 쉬고 근무하면 이틀 일당은 벌 수 있겠지만 내 몸이 비정상이 될 거 같았다. 다음 달이 마지막이니까 이번에 쉬고 야무지게 공수 뽑아야지.
집에 오기 전날까지 우울했다. 슬프다고 해야되나. 밥 먹고 일터로 돌아갈 때면 괜히 울컥하고 그랬다. 더우면서 습하고 몸도 힘들고 내가 7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언제까지 이렇게 생활해야 되는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다. 그나마 휴무 날을 기다리니까 버틸만했다. 워라벨은 진짜 중요하다.
집에 오고 친구도 만나고 돈도 쓰고 다니니 이제야 사람 사는 거 같았다. 돈을 벌어도 쓸 곳 없으면 의미 없다. 돈을 버는 목적이 중요한거 같다.
다음 달도 원화채굴 열심히 해야지
ㅡ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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